학교숲 10년 이렇게 변했습니다. ④ 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 (2000년 선정 시범학교)
학교숲운동이 시작된 지 10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2009년 지금, 10년의 시간을 거슬러서 1999년 초창기 학교숲을 만나러갑니다.
※ 이 글은 2009년 당시의 글을 일부 편집하여 옮겨온 것입니다.
양덕중∙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는 2000년부터 학교숲운동을 시작했습니다. 2003년에 ‘함께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학교숲“이라는 제목의 학교숲 우수사례집 책자를 출판한 학교입니다.
2000년 학교숲운동이 조금씩 언론에 언급되고 학교숲을 조성하는 학교가 3배로 늘어나기 시작했던 시기에, 학교숲은 조경적인 측면보다는 자연적인 측면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이동진 교장선생님을 중심으로 현원철 선생님 등으로 구성된 학교숲TF팀이 함께, 가장 자연적인 학교숲을 만들어보고자 노력하는 학교였습니다.
▲ 좌/학교 후면 공터 쓰레기 정리 후 사진 ▲ 우/학교 측면 공터 쓰레기 정리 후 사진
직선과 콘크리트의 도심에서 곡선과 자연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조성한 양덕중∙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 학교숲. 학교숲을 조성한지 10년차가 되어가는 학교에서 진행하기로 한 ‘제7회 학교숲의날 행사’를 위해 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를 방문하며, 사례집과 사진으로만 보던 학교숲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무척 기대가 되었습니다.
춘천에 들려 차를 타고 중앙고속도로 홍천IC에서 10분 거리! 잠깐 한눈을 팔고 있을 때 타고 가던 차가 좌회전을 했고, 바로 앞에 푸른 학교가 눈에 띄었습니다. 파란 잔디밭으로 조성된 운동장과 커다란 나무들이 늘어선 등하굣길은 마치 숲으로 들어가고 있는 듯 착각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먼지가 날리던 학교운동장, 쓰레기와 잡풀이 어울려있던 학교의 옛 모습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어느덧 학교는 초록의 물결로 넘실거렸습니다. 학생들이 숲속에 나있는 숲길을 따라 등, 하교를 하고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양덕중∙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의 학교숲이 이렇게 자리 잡기까지 그 예전에 모습은 어떠했을까?
▲ 2000년 가을 학교숲 조성 첫 가을 마운딩 작업 모습
▲ 2009년 5월 현재 학교숲모습
시골지역이다 보니 비교적 도심지 아이들에 비해 자연과 접하는 부분이 많은 편이지만 집근처, 학교에 있는 것이 아닌 조금 떨어진 산으로 찾아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숲을 만드니 수업시간 및 쉬는 시간에도 언제든지 자연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졌습니다.
10년 전 학교숲의 모습과 현재의 학교숲의 모습을 비교하기 위해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사진 한 장에는 부분적으로 밖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웅장했습니다.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다양한 식생들로 가득 찬 10년의 학교숲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한 번 학교숲이 자리 잡고, 우거질수록 숲의 유지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 좌/2002년 봄 학교숲 모습 ▲ 우/2009년 5월 학교숲의 모습
학교숲 한편에 위치한 생태연못의 모습은 초창기보다 다양한 생물들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 2001년 가을 생태연못 조성 모습
▲ 2009년 10월 현재 생태연못의 모습
▲ 2002년 6월 학교숲이 조성된 모습(3년째 조성)
또, 강당과 맞닿아 있는 울타리 부분을 숲으로 조성하여 학교가 숲속에 있는 느낌으로 변화되었습니다.
▲ 2003년도 4차 학교숲 조성 모습
▲ 2009년 6월 학교숲 현재 모습
지금까지 양덕중∙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의 학교숲이 있기까지, 그 당시 교직원을 비롯하여 학교숲 평생회원들이였던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었습니다. 작은 손들이 모여서 심은 나무들이 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의 자연스러운 숲을 만들었지요.
▲ 좌/2001년 봄식재를 하는 학생들 ▲ 우/2002년 봄식재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
▲ 좌/2001년 졸업생이 기증한 느티나무를 심는 모습 ▲ 우/2001년 교직원이 기증한 밤나무 등걸을 옮기는 모습
▲ 좌/2000년 동창회원, 지역주민이 함께 식재하는 모습 ▲ 우/2000년 숲과 주차장 경계에 나무를 심는 교직원 모습
학교숲을 만들 때 체계적으로 도면을 그려 학교숲을 조성하고, 지속적인 돌봄과 가꿈으로 우수학교 사례집까지 발행하여 타 학교도 쉽게 학교숲운동을 참여할 수 있게 아는데도 앞장섰습니다.
▲ 학교숲 우수학교사례집 및 학교 도면
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는 고등학교라는 특성상 교육적 활용프로그램은 진행되지 않고 아이들이 학교숲에서 쉬면서 사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양덕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인근 초등학생들을 초청하여 학교숲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결혼식을 못하고 살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초청하여 학교의 미용학과 학생들과 함께 학교숲에서 야외 합동결혼식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2009년 6월 현재 자연스러운 학교숲의 모습과 숲길, 야외 교실 모습
앞으로 이 나무들이 얼마나 자라고 어떠한 공간만큼 커질지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기에 높은 위쪽에서 전체를 찍은 사진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여기 양덕중∙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도 위에서 찍은 사진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부분사진만으로도 예전의 학교에 비해 지금은 푸르름이 가득 담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 좌/2000년도 학교숲 모습 ▲ 우/2002년도 학교숲 조성 후 모습
▲ 2009년 양덕중∙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 학교숲 항공사진
주변의 산보다 학교 안에서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학교숲, 처음 시작하여 나무를 심고나면 “언제 클까?”라는 의문이 들지만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언젠가는 숲으로 둘러싸여, 이제 이곳 학교숲은 소중한 초록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과 숲의 변화의 위대함 보다, 시작된 초창기부터 열심히 해주신 이동진 교장선생님과 처음 학교숲을 조성할 땐 담당선생님이셨다가 지금은 교장선생님으로 다시 돌아오신 현원철 교장선생님의 노력이 가장 컸으리라 생각됩니다. 누구보다 더욱 감사드립니다.
▲ 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 학교숲을 설명해주시는 현원철 교장선생님
푸르른 5월에 만난, 양덕중∙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는 지속적인 사랑의 결실이 묻어나는 진정한 숲속의 학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