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 학교숲 10년 이렇게 변했습니다. ⑤ 남양주광동중학교 (2006년 선정 시범학교)
사진은 기록이다라는 말, 다들 공감하실텐데요. 요즘은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우리네 인생 순간 순간을 손쉽게 기록하고 공유하는 삶을 만난 듯 합니다. 오늘 학교숲의 이야기는 2005년 3월 17일, 어느 누군가(아마도 생명의숲의 선배 활동가님)가 찍었던 단 한 장의 귀한 사진으로부터 출발해볼까 합니다:)
어느 학교의 흔한 운동장의 모습이네요. 우리가 기억하는 익숙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학창시절 체육시간에만 겨우 나갔던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 누군가에게는 신나는 축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드넓은 운동장.
2017년 7월 29일, 가까이숲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우리의 눈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울창한 숲의 모습이 담겨있네요.
혹시 다들 눈치 채셨나요?:)
그렇습니다. 이 울창한 숲은, 위에 있는 학교 운동장과 동일한 곳. 바로 남양주 광동중의 학교숲입니다.
생명의숲이 광동중학교를 만난 것은 2005년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당시에 이학송 교장선생님과 이정근 선생님을 중심으로 '학교 운동장에 숲을 만들자!'라는 매우 파격적인 목표를 가진 학교였죠. 예측 컨데, 그 결정을 내리는데에 있어 많은 부분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학교숲'을 꿈꾸는 구성원들의 진정성있는 노력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광동중 학교숲은 뿌리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 2006년 당시 광동중 학교숲 마스터플랜
▶ 학교 구성원들과 협의하는 모습 /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학교숲 나무심기 활동
▶ 학교숲 조성 초기 단계
▶ 학교숲 조성 완료 후 자리 잡아가는 모습
약 10여년의 시간이 흐른 뒤, 광동중의 학교숲은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요?
지금부터는 2008년 4월과 2017년 7월에 찍은 사진을 비교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기자기했던 산책로가 이제 제법 숲의 모습을 갖추고 있네요. 학생들이 산책을 하면서도 시원한 그늘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의 쉼터가 되어주었던 나무 의자. 그 곳에 앉아 학교숲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화사한 노란색 벤치로 바뀌었네요~ 살짝 보이는 밀짚모자 아저씨는 바로 학교숲을 애정하시는 담당교사, 이정근 선생님이십니다:)
학생들이 제일 좋아하는 공간이라 했던 룸비니 동산!
쉬는 시간만 되면 복도에서 부터 연결된 통로로 건너와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교실의 선풍기 바람보다 더 시원했던 나무그늘에서 신나는 야외수업도 할 수 있었던 곳. 동산을 지키는 마로니에 나무도 어느 덧 늠름하게 자라난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당시 학교장으로 이 공간의 변화를 이끌어 주신 이학송 선생님의 모습도 보이네요:)
학교 건물에서 나와 바라본 학교숲의 모습입니다. 이제 어느 곳을 둘러봐도 초록초록한 풍경~ 하늘이 잘 보이지 않으시죠? :)
옹기종기 둘러앉아 친구들과 재밌게 장난치던 정자. 선생님들에게도 일상의 꿀 같은 휴식을 선물했던 공간도 이제는 푸르른 녹음이 더해져 있네요.
광동중학교는 2008년에 <제6회 학교숲의 날>을 진행한 곳이기도 한데요, 당시의 캐치프레이즈는 "생명, 숲, 어울림 - 개골개골, 개구리학교숲으로 초대합니다!" 였습니다. 글귀에서 알 수 있듯이 광동중의 생태연못에는 개구리들이 많이 살고 있었는데요, 여전히 연못 주변 이곳저곳에서 개구리들 발견~ 우리 도시녀(?) 활동가들 신기해하는 모습입니다:) 얼마 전에는 학교숲에 구렁이가 출몰하여 아이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하는데요, 건강한 생태계가 공존하는 우리 학교숲 입니다.
학교숲의 역사를 보여주는 안내판도 사진으로 담아왔습니다. 2006년 학교숲 시범학교로 선정되어 세위진 안내판, 흐르는 시간을 증명하듯 많이 낡아 있네요. 학교숲 캐릭터 자람이도 생을 마감하고.. 또르르.. ;ㅁ; 하지만 굳건히 학교숲 한 켠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은 2009년에 선정된 모델학교숲 안내판,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받게 된 2016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공존상!!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짝짝짝!
여전히 학교숲과 함께이신 두 분과 함께 기념사진 찰칵! :)
이학송 교장선생님께서는 학교를 떠나신 후에도 학교숲 운영위원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하시며 광동중 학교숲을 위해 활동 중이시고, 이정근 선생님께서도 현직에 계시며 건강한 학교숲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정성껏 숲을 돌보고 가꾸는 역할을 해주고 계십니다. 너무 든든한 두 분이죠?
학교숲에서 발견한 글귀,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는 말.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지금으로부터 십여년 전부터 아이들을 위한 건강한 학교숲을 꿈꾸었던 두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어느 덧 숲의 모습과 무척이나 닮아있으신 두 분..:) 여전히 광동중 학교숲에서 만나뵐 수 있어 얼마나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 컸는지 모릅니다.
눈 깜짝할 새 흘러버린 10년이라는 시간만큼,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함께 나무를 심었던 아이들은 건강하게 성장하여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각자의 자리를 빛내고 있는 청년이 되었을 것이고, 그 모습처럼 키가 작았던 나무도 이제는 울창하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큰 나무로 자라났습니다.
생명의숲 학교숲운동이 내세웠던 "아이들은 숲과 함께 자랍니다."라는 구호처럼
숲이 있는 학교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건강한 지구환경을 위한 실천을 행동하는 사람으로 성장하였길.
2006년의 이학송 교장선생님, 이정근 선생님과 생명의숲이 함께 꿈꾸었던 10년후의 모습이 이루어졌길 간절히 바랍니다:)
1999년에 시작한 학교숲운동, 20주년을 향해 달려가는 길목에서 우리가 꿈꾸던 학교숲을 만났습니다:)
남양주 광동중학교에 초대해주신 두 선생님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